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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 몇 분 만에 잠에 들게 되었다.
“일어나! 너 발표 시간 되지 않았어?” 내가 최종합격자 발표일을
알려준 한 친구가 깨우는 소리에 난 화들짝 일어났고, 친구의 핸드
폰을 빌려 두근대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
보았다. 하지만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내 수험번호는 찾을
수 없었다. 이윽고 참았던 눈물이 터졌고, 이런 일로 단 한 번도 울
어본 적이 없던 나는 30여 분간 혼자서 숨죽여 울었다. 울음이 멎
자 마음을 진정시킨 채 숨을 골랐다. 모든 것들이 고요해지고 그제
야 산산조각 난 화면 사이로 비치는 수많은 알림이 보였다. ‘아마
최종합격자 발표일이 되어 붙었는지 물어보겠지.’ 하지만 난 과학
자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3년간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며 난생처
음 실패를 겪었고, 그 실패에 대한 타인의 질타가 두려워 그냥 핸
드폰을 꺼버렸다. 천문대에 도착한 뒤 늦은 밤, 난 부모님에게 혼
이 날 것을 두려워하면서도 조심스레 결과를 전했고 내게 돌아온
것은 짜증 뒤섞인 질타가 아닌 수고했다는 말이었다. 칭찬과 위로
에 인색했던 어머니에게 들었던 그 위로는 누구의 위로보다 크게
다가왔고 과학고등학교가 아니면 인생이 무너질 줄만 알았던 16
실패가 아닌 또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기회
살의 나는 과학도로서 우리나라의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이끌어 나
가겠다는 꿈을 품었고, 지금은 전라남도 장학생에 선발되어 또다
시 대학 합격을 기다리는 19살이 되었다. 이번에도 분명 몇몇 대
학은 떨어지겠지만, 그때보다 한층 성장한 내가 되었기에 이번에
마주할 불합격은 실패가 아닌, 또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을
찾게 해 줄 기회가 될 것이라 굳게 믿는다.
꿈꾸는 청춘들의 성장 에세이 길을 찾다 101