Page 20 - My FlipBook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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파산했을 때,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. 앞으로는 다른 생활을
하겠구나. 그 때 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꼭 붙잡아준 것도 책이었습
니다. 책 속에는 수많은 어려운 사람들이 있었습니다. 그리고 분명
히 이겨내서 당당한 주인공이 되곤 했습니다. 영웅의 일대기 구조
에는 늘 위기가 있기 마련이라는 것. 그 깨달음이 지금까지도, 절
대 포기하지 않는 저 자신을 만들었습니다.
어릴 때보다는 형편이 많이 나아졌지만, 어린마음에 여전히 소
위 ‘금수저’ 친구들을 보면서 참 많이 부러웠습니다. 고액과외를
받고, 입시컨설팅을 받고, 비싼 인강도 마음대로 듣고. 양질의 교
재들을 마음껏 활용해 최고의 효율을 내는 모습이 그렇게 좋아보
였습니다. 정말 탐나던 것은 물적 여유가 주는 심적 여유였습니다.
그래서 실력으로 여유를 가지려고 더 노력했습니다. 학원에서 집
항해
어주는 내용이 시험에 다 나왔다는 친구들 사이에서, 내가 고민해
서 분석한 내용이 시험에 나왔을 때 더 자신있게 풀 수 있을거라
굳게 믿었습니다. 물어볼 사람이 없었기에 정보검색능력은 기본이
었고, 온갖 서적을 뒤져가며 혼자 알아내곤 했습니다. 그리고 스스
로 문제를 해결하는 습관은 자기발전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.
그렇게 서울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고, 시골 일반고 출신이라고
무시받지않으려고 애썼습니다. 자사고, 외고, 강남 8학군 출신 친
구들에게 자격지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입니다. 서울에 집이 있고
씀씀이도 많이 다른 동기들과 어울리려 이런 저런 자리에 어떻게
든 빠지지 않으려 했습니다. 고등학교에서 이미 대학교 수준까지
꿈꾸는 청춘들의 성장 에세이 길을 찾다 19