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배워왔다는 친구들 사이에서 밤새워가며 공부했습니다. 과외 다섯
개를 하면서 동아리와 학생회까지 하고 나니 삶에 여유가 없음이
느껴졌습니다. 돈을 사랑해서 경영학과에 와 놓고 돈에 치인다는
사실이 저를 너무도 힘들게 했습니다. 과외 없이도 자유롭게 문화
생활을 하고 놀러 다니는 친구들과 저를 많이 비교했고, 울기도 했
습니다.
그런 제게 여유를 준 것이 바로 장학금이었습니다. 돈과 시간 사
이에서 시간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. 헬스를 시작했고, 음악회
도 보러 다닐 수 있었습니다. 품이 정말 많이 들어 꿈도 못 꿨던 연
극 동아리에서 배우로 무대에 서기도 했습니다. 한두 푼에 연연하
며 질보다 양을 찾아 헤매던 날들을 벗어나 경험과 나의 행복에 투
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. 장학금이 당장 인생을 바꿀 만큼
아주 풍족한 금액은 아니었지만, 투자를 시작하고 시야를 넓히는
계기를 마련하기에는 충분했습니다.
이후 제가 보게 된 세상은 많이 달라졌습니다. 세상을 보는 색다
른 도구를 얻었다는 사실에 너무도 즐거웠고, ‘부’ 에 대한 고찰을
할 수 있게 했습니다. 단지 나 혼자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이
가득하던 그 때에, 함께 잘사는 것이 뭔지 알려줬습니다. 어떤 이
들은 왜 가난한지, 빈곤 해결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. 너무
도 자연스럽게 소외된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
생각을 했습니다. 막연한 정의감이었고, 어쩌면 지적 허영심이었
습니다. 그러나 분명했던 것은 결국 내가 정상에 올랐을 때, 리더
20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