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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전거의 첫 번째 가치, 페달의 존재성이다. 밟기 시작한 페달은
                  바퀴와 함께 돌아가고, 자전거는 가속도를 얻게 된다. 하지만 페달

                  밟는 것을 배우고 익히는 것에는 인내가 필요하다. 더욱이 세발자
                  전거를 타던 아이가 두 발 자전거를 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.

                  익숙했던 것들에서 벗어나 굳센 결심이 필요한 일이다. 마치 내가
                  학교를 그만 두기로 결심했던 것처럼.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한 달

                  간은 괴로웠다. 두 발 자전거 앞, 겁을 먹은 아이처럼 말이다. 다른
                  친구들에 비해 뒤처지지는 않을까. 지금 한 결정이 감당할 수 있는

                  선택일까. 이 때문에 무리한 양의 학업을 계획하고 점점 지쳐갔다.
                 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니 주변의 시선 또한 따가웠다. 어디를

                  가든, 무엇을 하든 나의 상황을 설명해야 했다. 진로에 대한 정보
                  도 턱없이 부족했다. 마음은 점점 초조해졌고 불안함이 엄습했다.

                  그러다보니 어느새 길을 잃었다. 무엇을 위해서 공부하는지 잊은
                  상태로 공부하는 나를 발견했다. 다시 눈을 감고 생각했다. 실의

                  에 빠진 나에게 많은 사람이 손을 내밀어 주었다. 특히 장성군학교
           나의 가치를 '자전거'로 표현하자면
                  밖청소년지원센터의 선생님들은 물심양면 도움을 주셨다. 부모님

                  은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누구보다도 나를 믿고 기다려주셨다. 마
                  치 7살의 나에게 ‘밟아!’ 하시던 아버지 덕에 골목을 완주할 수 있

                  었던 것처럼 선생님과 부모님은 힘이 되는 존재로 자리 잡았다. 마
                  침내 나는 누군가 하라고 해서 하는 공부가 아닌 스스로의 의지로

                  책상에 앉았다. 심호흡하고 연필을 잡았다. 과거의 열정 넘치던 나
                  를 생각하고, 지금의 의욕 없는 나를 반성했다. 고작 안전모 하나

                  를 쓰고 골목길 끝에 섰을 때처럼. 나의 첫 번째 가치, 무엇이든 과




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꿈꾸는 청춘들의 성장 에세이 길을 찾다 3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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