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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장려상]
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1월의 장미
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강 리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018년 예능특기자 장학금





                    2019년 11월 말, 겨울의 손을 잡아버린 입김 나오는 추운 날,
                  길을 걷다 외롭게 핀 장미 한 송이를 보았어. 분명 지금 필 때

                  가 아닌데 많이 늦은 듯 보였지. 맑은 날씨와 어울리는 그대들
                  은 흐린 날씨임에도 예쁘게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고 오히려 흐린

                  날씨 덕에 아픈 가시는 가려지고 쨍한 붉은빛만 돋더라. 때가 늦
                  어도 아름다움은 여전하더라고. 그냥 남들이 피어날 때와 다를 뿐

                  이었고 오히려 늦은 지금이 더 그들에게는 어울릴 수도 있다는 생
                  각을 해. 오늘 하루도 힘들게 보낸 나에게 큰 위로가 되는 그대들

                  덕에 한 번이라도 미소 지으며 길을 마저 떠날 수 있었지. 나도 이
           11월의 장미
                  추운 날 핀 장미처럼 한번 견뎌보려고. 5월에 피는 장미가 첫 눈을

                  맞는다니. 벌써부터 기대되지 않니!

                    가장 예쁜 나이라고 생각했던 23살. 대학교 4학년. 나의 일기

                  장에 쓰여 있는 일기 한 편. 4학년쯤 되면 나도 멋진 젊은 지성
                  인이 되어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. 실제로 마주한 막 학기의 나

                  는 진로에 갈팡질팡 허우적거리고 있을 뿐이었다. 음악을 너무 사
                  랑했고 잘했던 나는 자연스럽게 대학까지의 길을 걸어왔다. 하

                  지만 대학 끝에 마주한 앞으로의 멀고 먼, 내가 선택한 길인 음
                  악을 어떻게 펼쳐야 할지 막막했다. 정해진 것도 없이 그냥 나는





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꿈꾸는 청춘들의 성장 에세이 길을 찾다 7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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